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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b 프론트엔드 후기 1회차 (1/4)

씨씨상 2024. 8. 12. 19:55

 

내가 F-lab을 알게 된 건 개발자 지인 때문이었다.

 

 

간혹 개발자 지인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다른 세계에 사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트렌디한 기술을 바로바로 도입해서 써보고 장단을 빠르게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개인의 성장까지 요하는 사람들. 내가 개발자로 일하면서 꿈꾸는 이상 중에 하나다.

 

왜 이상이라고 표현하냐면, 나의 현실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에 php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해? jQuery 같은 거 아직도 쓴다고? 라는 말을 주변에서 실제로 들었는데, 진심으로 중소기업의 현실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존재하는 기술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빠르게 일정을 맞춰내는 것만이 전부다. 혹은 내가 아는 어떤 곳은 git을 쓰지 않는 곳도 많다. 개발자가 형상관리조차 할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나는 저 정도는 아니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약 1년간 나의 현실에 낙관했다. 

 

그러던 어느날 개발자 지인을 만났다. 처음에 서술했던, 그림으로 그린 듯한 이상을 실제 실현하고 있는 학교 선배였다. 그 분과 이야기를 몇 마디 나눠봤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안일하게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평소에 스터디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는데 관심 있으면 일단 써보는 것 같았다. 너무 개발에 눈이 먼 천재같은 발언이라 짜증난다 나중에 선배 여자친구 통해서 물어보니 공부 따로 하려고 flab을 신청했다고 했다. 그래서 나도 나의 이상처럼 되어보고 싶어서, 황새 따라하는 뱁새 시늉이라도 내보려고 신청했다.

 

 

 

그리하여 한 달 진행한 후기

 

 

나는 퇴사를 하고 flab에 전념할 생각이었는데 안타깝게도 퇴사를 못했다. 7월 내내 회사가 일정이 미쳐 돌아가서 하루 평균 13시간~15시간씩 근무하면서 진행하는 바람에 솔직히 멘토링에 완전히 집중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열심히 해보고자 했다.

 

기억 나는 좋았던 점을 몇 가지 적어보자면, 시작 전 안내가 정말 잘 되어있다는 점이다. 추천 도서 리스트가 있는데 거기에 있는 도서를 읽으면 된다. 내 경우 의욕에 앞서 책을 구매했는데 다 아는 내용이라 살짝 돈이 아까웠으니 도서관을 적극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어쨌든 사전 준비를 통해 자신이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므로 웬만하면 시키는 대로 하자.

 

그리고 1:1 멘토링의 장점이 드러났다고 느꼈던 것은 시작 후 커리큘럼을 정하는 부분에서였다. 나는 퍼블리셔로는 고인물이라 UI 요소는 전체 제외하고 개인 커리큘럼을 다시 세워주셨다. 어떤 언어 (프레임워크) 위주로 공부할 것인지 정하고 간단한 네트워크 지식 공부를 선행한 후 프레임워크 공부로 넘어갔다. flab의 추구미는 기본기 보강이기 때문에 프론트엔드에서 꼭 필요한 수준의 이론을 공부한다. 아무튼 이미 빠삭하게 아는 지식이면 빠르게 넘어가고 부족한 분야를 확실히 채우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또 좋았던 부분은 질문을 잘 받아주신다는 점이다. 이론 공부 시 이해가 안되는 개념 등을 기억해두었다가 질문하면 최대한 친절하게 답변해주신다. 혹은 멘토님의 경험담을 섞어 실사용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기도 해서 이해가 쉬워서 좋다는 장점도 있다. flab 신청 전 후기글 같은 것을 인터넷에서 뒤적이면서 '멘토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으려면 질문을 많이 해야 한다'라는 글을 본 기억이 나는데 그 말에 100% 동의한다. 질문을 해야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우는 질문을 못해서 오히려 나의 문제를 깨달았다. 내가 지금 뭘 모르는지 모르는 게 가장 문제다. 그것을 알기 위해서 하는 멘토링이지만.

 

 

 

성장을 체감하는지

 

 

나는 원래 작심삼일이라도 3일은 공부했으니 안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렇지만 굳이 나의 기준이 아니더라도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시작 전보다 시작한 이후가 훨씬 낫다. 멘토링 하나를 시작했다고 갑자기 엄청난 슈퍼 개발자가 되어 드라마에 나오는 해커들처럼 빛의 속도로 코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이슈가 생겼을 때 원인 파악이 빨라지고 해결이 빨라진다. 실제로 멘토링 도중 이슈 해결하다 겪은 일화가 있는데 너무 기니까 생략

 

특히 나처럼 애매하게 고여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거나, 뭔가 공부하고 싶은데 어디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는 사람이거나, 공부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이면 멘토링을 들어도 좋을 것 같다고 느껴진다. 같은 직군에 종사하는, 나보다 앞선 길을 걸은 멘토라는 이름의 정신적 지주가 있고 그 조언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나의 멘탈을 안정적으로 잡아주기 때문이다. 다만 진짜 열심히 해야한다. 이 멘토링으로 얻어가고 싶은 것이 명확하게 있는 사람에게 적극 추천한다.

 

아직은 이론 공부 중이라 멘토링이 재밌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슬슬 나의 밑천이 드러나 고통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얼은이니까...... 지치고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힘내고...... 2회차 후기를 쓸 때는 지금보다 아는 것이 조금이라도 많아지길 바라며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