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을거리/리뷰

F-lab 프론트엔드 후기 2회차 (2/4)

씨씨상 2024. 9. 11. 16:38

 

개발자는 언제나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성장과 안주 사이에서.

 

 

개발자란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군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다른 직업군은 공부를 안 해도 되는가? 당연히 아니다. 어떤 분야든 공부는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다만 많은 개발자들이 입을 모아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만큼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무얼 의미하냐면, 내가 현재의 기술 스택에 안주하고 있다가는 이직할 곳이 없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예시를 들자면 나는 기술 트렌드가 바뀌는 바람에 직업을 두 번이나 바꿔야 했다. 처음엔 마크업자라는 직업이었는데, 이직할 때는 퍼블리셔로, 또 한 번 이직할 때는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조금씩 단계를 올려 직장을 구했다. 이직할 때를 떠올려보면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같은 직군으로 내 눈에 차는 일자리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기술은 항상 내가 할 줄 아는 것보다 더 많은 역량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었다. 

 

자신이 할 줄 아는 기술로 평생 뽕뽑아 웹 개발 하고 싶다고 하면 그도 못할 바는 아니다. 최신 웹 트렌드가 SPA로 바뀐 지 오래된 지금에도 주변에서 asp로 새로운 웹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든가 하는 이야기가 들리기도 하니까. 수소문해서 프로젝트를 찾아보면 자기 기술 스택에 맞는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나도 낡은 기술 스택이지만 내가 할 줄 아는 것으로 계속 먹고 살지, 아니면 시장이 원하는 기술 스택으로 다시 취업 시장에 몸을 던질지 많은 시간을 고민했다.

 

 

 

내 선택의 결과는...

 

 

물론 이 후기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알다시피 나는 flab 프론트엔드 코스를 신청했고 이제 벌써 3달차에 접어들었다. 어쨌든 정말 파란만장한 8월이었다. 7월에 온갖 무리를 하면서 회사를 다닌 후폭풍이 8월에 밀려왔기 때문이다. 주로 체력 이슈 그래서 조금 소홀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멘토님의 채찍(1%)과 당근(99%)이 있어 어떻게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좋았던 회고를 해보면, 멘토님께서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신다는 점이 좋았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는데, 막상 공부하다 보면 온도감이 다르다. 내가 받아들이는 것이 'useEffect는 의존성 배열에 따라 한 번 더 코드를 실행시키는 훅이구나' 정도라면, 멘토님이 받아들이는 것은 'useEffect의 Effect는 Side Effect의 Effect이므로 의존성 배열에 변동이 있을 때 렌더링 이후 Side Effect 처리를 하는 훅이군' 정도로 디테일하신 것 같다. 비단 이 예시뿐만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멘토님의 설명 덕분에 이해가 빨랐던 것 같다.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 기본 지식이라면 짚고 넘어가신다는 것도 좋았다.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던 것 중에서 잘못 알고 있던 것도 있었는데 그 부분을 정정해 주시고 개발자라면 무조건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기술 서적을 볼 때도 이해가 안 되면 필사를 하면서 읽을 정도로 꼼꼼하게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멘토님 앞에만 서면 아는 것도 우물쭈물하고 횡설수설하고 잘못 말하게 되는지. 앞으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익혀야 완전한 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장 좋은 점은 지치고 힘들어도 억지로라도 공부하게 된다는 점이 제일이었던 것 같다. flab이 아니더라도 느낄 수 있는 장점 같지만, 내 경우 멘토님에게 매일매일 스터디 및 업무 보고를 하기로 멘토링 초반부터 약속한 상태여서 멘토님을 실망시켜드릴 수 없어!!! 같은 마음가짐으로 하게 되었다. 어쨌든 나는 의지박약 직장인이라 숙제를 검사해 줄 분이 계신다는 건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자 아주 거대한 동력원으로 작용했다. 후기를 쓰는 시점에서는 본래 의도를 잊고 좀 소홀해진 것 같기도 하지만, 깨달았으니 오늘부터는 다시 열심히 하는 것으로 하겠다. 혹시나 따라 하실 분들이 계실까 하여 첨언합니다만 "실례가 안 된다면 저의 자기만족용으로 스터디 보고를 해도 될까요? 체크하거나 답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등으로 제가 멘토님께 감시(?)를 정중하게 부탁드린 것이니 모든 멘토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꼭 알아주세요!

 

 

 

성장을 체감하는지

 

 

1회차에 이어서 이 부분을 계속 써보려 하는데 역시 눈에 띄게 체감하지는 않는다. 어떠한 변화는 아주 조용하게 젖어드는 것이라 일 년 뒤의 나와 십 년 뒤의 나에게 자산이 되기를 바라며 기꺼이 오늘의 나를 바치는 것이다. 거창하게 얘기했지만 하는 일은 단순하다. 하기 싫은 마음 꾹 참기! 10분이라도 공부하기! 자그마한 시간들이 모이면 하지 않았던 때보다 더 나은 내가 되어 있다. 단정적인 어조로 말하는 이유는 실제로 그렇기 때문이다. 공부하기 전과 공부한 이후의 나를 비교해 봤자 답은 뻔하지 않나.

 

이론 공부를 참 오래했는데, 이제 진짜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가 왔다. 정말 하나도 모르겠지만 늘 그랬듯이 일단 시작해보려 한다. 도전이 무섭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는 번지점프대에 오른 가녀린 멘티이므로 뛰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 언젠가는 대롱대롱 매달린 멘티를 어엿비 여기시는 멘토님께서 줄을 끌어올려주시겠지...... 작은 희망을 가지며 글을 줄인다.